[앵커]
여성과 신체를 탐구한 작업으로 주목받은 여성주의 작가 키키 스미스의 개인전이 아시아 최초로 열렸습니다.
자신의 예술을 '자유낙하'에 비유하며 40년간 다양한 작업을 선보였는데요.
박효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벌거벗은 여성이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모습의 판화입니다.
그림을 차례대로 접으면 한 권의 책이 되도록 해 2차원의 판화와 3차원의 조각을 한데 묶는 시도를 했습니다.
늑대의 배를 가르고 당당히 걸어 나오는 여성.
빨간망토 우화 속 소녀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1980년대 여성의 신체를 탐구한 작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40년간 다양한 실험을 해온 키키 스미스의 개인전이 아시아 최초로 열렸습니다.
인체 장기를 묘사한 초기 작품은 물론 1990년대 종교, 신화, 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 최근에 선보인 직물 작품까지 방대한 작품 세계를 총망라했습니다.
<이보배 /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여성 혹은 신체와 같은 수식어 기반으로 규정적인 접근으로 작가를 보지 않고, 작가의 작품 전체에서 발견되는 구조적 특성에 기반해서 섹션을 꾸리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일방향이 아니라 곡선을 사용해 이리저리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게 만든 전시 공간도 특징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예술작업을 '정원을 거니는 것'에 비유한데서 힌트를 얻었는데, 산책하듯 전시장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보기를 추천합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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