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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애정표현을 위한 인류 최초 ‘키스’, 4500년 전 이뤄졌다

김현정 기자
입력 : 
2023-05-19 20: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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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대영박물관
기원 전 1800년 무렵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토판. 남녀가 벌거벗은 상태로 키스와 성행위를 나누는 모습을 묘사했다.[사진제공=영국 대영박물관]

적어도 4500년 전부터 인류는 친밀함과 성적인 애정 표현으로 키스를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 알려졌던 시기보다 약 1000년 이르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트로엘스 아르볼 교수와 영국 옥스퍼드대의 소피 라스무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키스는 45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일찌감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18일(현지시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글에서 “키스는 다양한 지역과 문화에 걸쳐 보편적으로 행해졌다”라며 이처럼 밝혔다.

지금까지 성적인 의미의 키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청동기 시대인 기원전 1500년 경으로 인도의 문헌이라는 기존 학계 통념보다 1000년 이상 앞선 것이다.

연구진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유물로 나온 점토판을 근거로 키스에 대한 기록을 찾았다.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수메르어와 아카드어로 기록을 남겼는데 수메르어로 된 초기 문헌에서는 키스는 성적인 행위와 관련 있었다.

기원전 25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메소포타미아 점토판에는 한 유부녀가 키스 후 불륜에 가까워진 상황을 묘사했다. 같은 시기의 다른 점토판에는 미혼 여성이 앞으로 남성과 키스와 성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르볼 교수는 “키스는 어느 한 지역에서 시작돼 퍼져나간 관습이 아니라 수천 년에 걸쳐 여러 고대 문화권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만 “이 과정에서 키스는 단순 포진 바이러스 등 감염병을 퍼뜨리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헤르페스 바이러스로 알려진 단순포진바이러스 1형(HSV-1)과 파르보바이러스(B19)가 있다. 해당 바이러스는 주로 타액을 통해 병원체를 옮기기 때문에 고대 문명에서도 키스로 인해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고대 의학 문헌에 나오는 ‘부샤누’라는 질병이 HSV-1과 같은 전염병이라고 추측한다. 아르볼 교수는 “부샤누에 걸리면 입안이나 입 주위에 수포가 생긴다는 기록에 비춰 볼 때, 이는 HSV-1에 감염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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