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ETF 쑥
국내 반도체주보다 잘나가
반도체 업황 바닥 인식 확산
기술력 갖춘 장비주 성장 기대
“정책 수혜·상승 사이클 예상”
반도체 경기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보다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5월 2일~19일)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ETF’가 10.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반도체주에만 투자하는 ‘KODEX 반도체’(1.65%)나 삼성전자(4.43%) 의 수익률을 웃도는 성과다.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메모리, 비메모리, 반도체 장비, 파운드리 등 반도체 세부 섹터 4개 대표 기업들에 20%씩 투자하는데, 엔비디아와 TSMC 비중이 높았다. 연초 이후로 보면 51% 상승해 레버지리 상품을 제외한 반도체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밖에 ‘TIGER TSMC밸류체인TACTSET’도 9.55% 상승했다. 해당 ETF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와 전세계 반도체 장비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TSMC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첨단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네덜란드 ASML,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과 램리서치,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등 공정별 대표적인 장비 기업들을 주요 종목으로 편입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지난달 4일 상장한 이후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42억원, 1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TSMC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헤서웨이가 전량을 매각했다는 악재에도 오르고 있다. 맥쿼리와 피델리티 등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TSMC 주식을 대거 사들이면서 이달 약 10% 가량 올랐다. 덕분에 TSMC 투자 비중을 크게 가져가는 ‘TIGER TSMC밸류체인TACTSET’가 국내에 상장된 반도체 관련 ETF(레버리지 제외)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다.
올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이 힘을 얻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도쿄일렉트론, AMAT, 램리서치 등 전세계 반도체 장비주도 매출 성장 전망에 이달 10% 이상 올랐다.
김병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매니저는 “전세계 반도체 장비주들은 각 공정에서 독점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 성장의 수혜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비메모리 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도 극자외선(EUV) 도입을 서두르면서 관련 장비업체와 부품 업체들의 수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대만, 일본 반도체 제조 산업에 주로 투자하는 ‘KODEX 아시아반도체공급망exChina액티브’도 8.19% 올랐다. 편입 종목을 살펴보면 SK하이닉스, TSMC, 도쿄일렉트론 등이 6%씩 비중을 차지하며, 한솔케미칼과 동진쎄미켐 등 국내 반도체 중소형주도 담고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아시아 반도체 시장은 칩4 동맹을 통한 미국으로부터의 수혜뿐 아니라 각국의 반도체 산업 관련 정책적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반도체 시장이 올 하반기 상승 사이클로 진입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은 것도 한몫했다”고 밝혔다.
그밖에 ‘KODEX 미국반도체MV’(9.40%),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8.26%), ‘ARIRANG 글로벌D램반도체iSelect’(8.16%) 등도 수익률 상위권에 들었다.